1. 썸머고스트
썸머고스트는 2021년 개봉한 라운드로 감독의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다. 라운드로 감독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삽화가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이지만 이 영화는 처음으로 감독으로 데뷔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보통의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게 40분이라는 다소 짧은 상영시간이지만 내용이 알차고 일러스트레이터답게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서로 모르는 세명의 학생이 인터넷에서 우연히 만나서 여름이면 나타나는 유령을 찾기 위해 시작되는 모험과 그들의 성장을 그린 영화다.
2. 썸머고스트를 찾아서
인터넷을 통해 서로 알게 된 여학생 아오이와 남학생 토모야, 료는 여름이면 나타난다는 유령을 찾기 위해 모이게 된다. 유령의 모습과 불꽃놀이를 하게 되면 나타난다는 정보를 입수한 이들은 불꽃을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전까지도 유령은 나타나지 않는다. 상심한 이들에게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며 그들 앞에 썸머고스트가 모습을 나타낸다. 썸머고스트는 아오이에게 학교에서 외톨이냐고 물으며 자신은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고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고 말한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썸머고스트는 그렇게 사라지고 이들은 유령의 존재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3. 그들의 이야기
아오이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서 언제나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도 하였고, 삶의 의미조차도 없다. 토모야는 그림을 너무 좋아하지만 부모의 기대와 바람을 거부할 수 없어서 시키는 대로 로봇처럼 사는 인생이다. 그림을 포기한 상태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고, 료는 불치병으로 시한부인생을 살아가는 것으로 인해 의미를 잃고 모든 걸 포기하고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어느 날 혼자 썸머고스트를 불러낸 토모야는 산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자신의 죽어버린 마음을 얘기하는데 썸머고스트는 토모야를 유체이탈을 시켜 영혼을 데리고 하늘을 날며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자신의 내면에게 진심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그림을 좋아하고 동경해 온 토모야는 미술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썸머고스트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자신이 어느 날 사소한 말다툼으로 엄마와 싸우고 집을 뛰쳐나오게 되는데 뺑소니차에 치이게 되고, 살아 있음에도 뺑소니차의 주인은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가방에 넣어 어딘가 묻혀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육체를 찾아줄 수 있냐고 한다. 토모야는 아오이와 료를 불러내 썸머고스트의 육체를 찾아 주자고 하고 결국 세 사람은 유체이탈을 한 영혼을 모습으로 썸머고스트의 육신을 찾기 시작한다.
4. 결말
영혼의 모습으로 이리저리 육신을 찾아다니다가 마침내 땅에 묻힌 썸머고스트의 가방을 찾아내게 되고, 영혼으로 지낸 시간이 제법 길었던 토모야에게 썸머고스트는 불꽃심지를 꺼내며 여기에 불을 붙이게 되면 세상과 이별하게 된다고 말한다. 잠시 혼란스러운 토모야는 세상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 욕구가 생기며 자신의 육신을 택하며 세상으로 돌아온다. 1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여름이 된 어느 날 세 사람은 다시 재회한다. 불꽃을 일으킨 후 또다시 영혼을 불러내는데 그 영혼은 반년 전 세상을 떠난 료였다. 다들 잘 지내냐는 말에 아오이는 여전히 괴롭힘을 당하지만 조금은 자신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하고 토모야는 부모님 뜻에 따른 생활을 거부하며 그림을 택하기로 한마음을 전한다. 유령인 된 료는 다들 힘내서 열심히 살아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갑자기 사는 의미가 없고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질문하는 신도에게 법륜스님이 한 말이 생각난다. 그냥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지는 거예요. 숲 속의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사는데 왜 못 사냐. 삶에는 의미가 없다. 그 의미를 찾으려 해서 문제가 생기는 거다. 그냥 살아라. 그때 그말이 와닿았었다. 누구나 삶이 힘들 때 한 번쯤 생각해 보는 마음일 것이다. 이 이야기를 보는 내내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그냥 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살다 보면 살아지고 살다보면 소소한 행복에 웃음 짓게 될 것이다.